주보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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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Immaculata conceptio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순간부터 죄에 물들지 않은 특전을 가리킨다. 교회는 초기부터 마리아 기도 안에 예수님의 어머니에 관한 교회의 신앙 본질을 표현하였다(431년의 에페소 공의회). 그러나 그 말에 들어 있는 은총의 불가사의를 들춰내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3세기의 성 이레네오는 마리아를 새 하와라고 부름으로써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는 잉태를 예시하였다. 8세기에는 동방 교회에 이 칭호를 공경하는 축일이 있었다. 11세기에는 서방 교회도 이 칭호를 공경하기 시작하여 영국에서 축일을 지냈다. 두 세기 후에는 스코틀랜드에서 프란치스코회의 요한 둔스 스코투스가 복되신 동정 마리아는 다른 모든 피조물처럼 원죄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미리 구속됨으로써 잉태의 순간에 원죄에서 자유롭게 되었다는 명확한 구분을 세웠다.

  이 축일은 14세기에는 보편 교회의 달력에 삽입되었고 1708년에는 의무 축일이 되었다. 이때 본기도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하느님께서는 동정녀를 원죄 없이 잉태되게 하시어 성자의 합당한 거처를 마련하셨나이다. 하느님께서는 성자의 죽음을 미리 보시고 동정 마리아를 어떤 죄에도 물들지 않게 하셨나이다.” 끝으로 1854년 비오 9세는 이 특전을 신앙 교의로 규정하고 오늘날 전례에 나오는 말을 사용하였다.

  동정 마리아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는 것은 마리아께서 단순히 악에서 보존되었다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리아께 은총이 충만하다는 것을 뜻하며 성모 승천 대축일과 마찬가지로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하느님의 어머니시라는 사실에 근거한다. 마리아의 승천과 원죄 없으신 잉태에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는 때나 주름이나 어떠한 흠도 없는 교회의 표상을 예표한다(에페 5,27). 우리나라에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은 의무 축일이며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는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시다. 전례 거행은 12월 8일(대축일)이며 주제는 하느님 앞에 순수한 삶이다.